저는 중견기업을 3년 정도 다니다가 퇴사 후,
더 나은 곳으로 다행히 이직을 성공한 MZ 세대입니다.
물론 모든 중소기업, 중견기업, 혹은 대기업이 이런 것은 아니지만,
제가 다닌 기업 및 거래처(대기업, 중소기업)등과 교류하면서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제 경험을 기반으로 주관적으로 쓴 글이니,
그냥 '와 이런 기업도 있구나' 라고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제가 다닌 기업이 가족 오너 기업이라 더 막무가내식이긴 했죠)
직장인은 회사의 노예
이번 포스팅의 주제는 '회사의 노예' 입니다.
제가 설마 단순히 받는 월급에 비해,
업무를 많이 시키는 것을 갖고 불평불만하는 걸까요?
같이 한번 간단한 비상식적인 에피소드들을 살펴보시죠. ㅎㅎ
1. 나는야 출장 뷔페 직원!
회사에서 거래처와 중요한 식사 모임이 있었습니다.
인원이 거의 몇십명에 달하는지라, 출장 뷔페를 부르기로 했습니다.
장소는 저희 팀이 이미 확보해 두었었습니다. (총무팀이 아닌 구매팀인데, 그냥 해당 거래처 담당이니 해야 합니다)
출장뷔페는 저희 임원분이 웬일인지 이미 예약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평소에 손하나 까딱 안 하시는 분이 하셨다길래 이상하다 싶더니....
당일날 출장뷔페가 도착할 시간이 되었는데, 아무 연락도 없었습니다.
연락해보니, 이미 요리는 다 배달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뒷문에 가보니 포장된 뷔페 음식 박스들이 수두룩 했습니다.
넵! 알고 보니 회사 대표의 예산을 아끼라는 눈치 때문에 임원이 음식만 해주시는 뷔페 업체를 부르신 거죠 ^^
덕분에 저희 측 2~3명이 급하게 슈퍼로 뛰쳐나가,
직접 70~80명분의 책상 세팅, 수저, 아이스 및 음료, 음식 배분을 2시간에 걸쳐 완료했었습니다.
처음에 저희측 대표와 손님들이 오자마자, 저에게 차 키를 던져주더군요.
위에 자리가 없으니, 저보고 알아서 발레파킹 하라고요.????
(업무에 발레파킹까지 들어가는 줄 몰랐네요 ㅎㅎ 하지만 저는 그 비싼 차의 운전은 너무 부담돼서 다른 분께 사정사정해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만찬이 시작되고 나서도, 저희는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출장뷔페 직원이 아무도 없으니, 저희가 대신 안내하고 음식을 채우는 업무를 담당했었습니다.
심지어 거래처 대표가 저희가 안쓰러웠는지 '뷔페 직원처럼 서있지 말고 가서 좀 드시라'라는 말을 해주고 나서야,
저희 측 대표와 임원이 허락해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참 서럽더군요.... 저희 회사 분들이 챙겨준 게 아니라, 거래처가 챙겨주다니...)
다만 아직 끝난 게 아니었죠.
저희 측 임원분이 모셔온 '마술사' 지인분이 있었는데, 이 분이 마술을 하고 싶으신데 소품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대표는 즉시 저에게 나가서 해당 소품을 사 오라고 했고, 저는 20~30분을 밖에서 뛰어다니며 소품을 공수해왔습니다.
(겨울이라 추운데, 대표가 늦었다고 노발대발할까 봐 식은땀이 나더군요)
모든 만찬이 종료되고 거래처분들과 대표가 돌아가고 나서,
2~3시간의 청소와 뒷정리로 마무리지을 수 있었습니다.
참.... 이런 일을 하러 회사에 들어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고,
이때 이직을 확고히 결심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나는야 24시간 5분 대기조
이건 총무팀에 있던 제 동기 이야기입니다.
총무가 원래 잡다한 일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긴 합니다만.....
저희 회사는 총무를 정말 시종이나 비서 부리듯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업무를 맡아서 했습니다.
-새벽 6시 혹은 오후 10시에 대표나 임원의 차가 펑크가 나서 고쳐놓으라고 연락이 오고
-비 맞으면서 회사 연못에 들어가 잉어를 잡기
-회사 개밥 챙겨주기
-대표 및 임원의 자취방 가스점검부터 계약까지
-명절에 당직 서기 (수당 없음)
-교육자료 만들기, 명함 만들기, 공장과 시설 계약하기, 시설 보수 담당 , 기타 등등 엄청나게 많이 담당
저는 정말 1달도 못했을 것 같은데,
저와 같이 3년 정도 버틴 동기가 대단했었습니다.
3. 교통사고 나도 참가해야 하는 회사 교육
일단 회사에서 주최하는 평일 야간 교육과 주말 행사가 있었습니다.
평일 야간 교육은 말 그대로,
오후 6시~오후 8,9시까지 '인문학 교육'을 했었습니다......
주말 행사로는,
가끔 먼 지방까지 버스를 대절해서 갔었습니다......
이 모든 교육과 행사는 강제적으로 참가했습니다.
불참 인원은 모든 임원과 대표의 결재를 받아야 했기에, 이를 거부하는 것은 곧 퇴사의 의미였습니다.
코로나 시국에도 꿋꿋이 교육을 하는 등, 정말 가관이더군요.
하지만 회사는 항상 상상 이상의 행태를 보여주더군요.
아는 동기 한 명이 교육이 있는 날 가벼운 접촉사고를 당했었습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으나, 목과 어깨에 충격이 갔기 때문에 당연히 바로 병원을 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을 팀장에게 알렸으나,
해당 팀장은 '심한 부상이 아니니, 그냥 교육을 들으러 와라'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팀원이 빠지면 본인이 회사에 찍히니 그리한 게 뻔하죠.....)
결국 동기는 서럽게 꾸역꾸역 다시 회사까지 와서 교육을 듣고,
다음날이 돼서야 병원을 갈 수 있었답니다.... 흑흑 ㅠㅠ
4. 부상투혼! 다리에 깁스하고 운전하기
제목 그대로입니다.
사고로, 한 다리 부상을 당한 직원이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뇌사상태가 아닌 이상, 휴직 따위 봐주지 않기 때문에, 일단 당연히 회사로 출근을 했습니다.
당일 거래처와 미팅이 있어, 해당 직원과 임원이 함께 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다리가 다쳤으니 임원분이 운전을 대신해주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림도 없지!
다친 곳은 왼발로 액셀을 밟는 발이 아니었던 겁니다.
결국 인정사정없이 운전을 부탁했고, 나머지 오른발로 운전을 해가서 미팅을 했다고 합니다.
발이 나을 때까지 계속......
(물론 직원분이 괜찮다고 임원에게 말하긴 했지만, 그게 진짜 괜찮은 거겠습니까? 눈치 없이 못 알아먹고 케어 1도 안 해주는 꼰대 클래스.......)
마치며
저도 그렇지만 저희 MZ세대들이 바라본 한국 회사들은,
하나같이 비상식적이게 수직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그저 당연하게 지켜야 할 것은 확실히 지켜주고 (법 등)
불합리하고 비상시적이고 부당한 것들은 지시하지 않는 회사를 원하는 겁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살아왔다고 해서,
저희에게 똑같이 강요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제발 본인들의 가족이라고 생각하시고,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신중하게 행동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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