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 공무원 팁

사기업 현실 - 비상식적인 시스템 (업무 분장과 관습적인 업무)

BETAGO 2022. 1. 10. 17:31

 

 

저는 중견기업을 2년 반~3년 정도 다니다가 퇴사 후,

더 나은 곳으로 다행히 이직을 성공한 MZ 세대입니다. 

 

물론 모든 중소기업, 중견기업, 혹은 대기업이 이런 것은 아니지만,

제가 다닌 기업 및 거래처(대기업, 중소기업) 등과 교류하면서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제 경험을 기반으로 주관적으로 쓴 글이니, 

그냥 '와 이런 기업도 있구나' 라고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제가 다닌 기업이 가족 오너 기업이라 더 막무가내식이긴 했죠) 

 

 

저는 '중소기업'이 아닌, 중견기업(200~300면, 몇천억 매출)에 입사하였기 때문에,

'좋좋소'와 같은 주먹구구식 시스템이 아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업무 시스템과 업무 방식으로,

즉 합리적으로 이루어질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부분도 제 기대 발끝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고,

그러한 시스템속에서 고통받는 건 결국, 막내인 저였습니다. 

 

 

 

 


업무분장의 부재

 

 

 

명확한 업무 분장이 없으면,
구성원들간의 다툼이 생기고 혼란이 생기며, 불합리하게 피해를 보는 사람이 발생합니다.

 

저는 구매팀에서 일을 했었고, 제 자리는 회사의 비품 실과 가까운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옆 팀의 팀장이 저보고, 비품실 좀 청소하라더군요. 

신입사원으로서 저는 그래도 잘 보이기 위해, 열심히 청소했습니다.  

 

이러한 나날이 1~2달 반복되자, 모든 사람들이 비품실 담당은 저로 인지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아닌, 원래라면 이를 담당해야하는 경리분들이 사무실에 2명이나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건 제 담당이 아닌데요'라고 답하면, 쪼잔해 보일까... 예의 없어 보일까....라는 생각에 했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전에 계시던 경리분들이 사무실인원들과 마찰이 있었고,

이 때문에 사무실 인원들은 경리분들이 혹여나 또 퇴사해버릴까 봐 내심 두려워하고 있었기에,

말 잘 듣는 신입사원인 저에게만 지시하고 명령했던 거였습니다. 

 

 

제가 바보 같이 상사들 눈치를 보며, 업무를 하다 보니, 

어느새 그게 진짜 제 업무가 되었습니다.....  

 

예스맨처럼 행동한 제 잘못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회사측에서 확실한 업무분장과 담당자를 정해주고, 인지시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저처럼 사각지대에서 피해자가 발생하고 퇴사의 원인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 또한 매번 화장실에서 설거지를 하며,

내가 이런일을 하려고 온 게 아닌데....라는 후회, 실망, 그리고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었습니다. 

 

 

이건 저만의 경험었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명확한 담당자가 없어, 팀 간에 서로 일을 떠넘기기 바빴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팀끼리 견제를 하다가 싸움도 나고, 서로 엄청나게 공격하며, 에너지를 소모하는 경우도 

많이 봐왔습니다...  

 

 

 

 

 

 

관습적인 업무

 

 

실용성 없고 의미도 없는 관습적인 업무
'왜 해야 하나요?' 의문을 제기하자 돌아오는 말은
'옛날부터 해왔던 거라, 니들이 당연히 해야지'

 

보수적이고 군대문화에 찌든 회사에 이상한 기업문화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생일인 직원을 위한 파티'였습니다. 

와! 너무 좋죠! 처음에는 좋은 문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사무실에는 30~40명 남짓의 직원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막내로 분류되는 인원은 2~3명 정도입니다. 

 

보수적인 기업이라고 하면, 느낌이 오시겠죠? 

네! 저희 2~3명이 30~40명 인분의 생일파티를 단독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 😆😆😆

 

더군다나, 시작시간은 고정적으로 출근 시간 직후!  

보통 아침에 가장 많이 일이 쏠리는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막내들은 30분~1시간 동안 생일상을 준비합니다. 

생일상이 준비되어, 모든 직원이 한데 모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표정도 밝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본인들도 빨리 돌아가서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죠.

생일 축하를 하고, 대부분의 인원은 업무를 하러 바로 돌아갑니다.

나머지 일부 인원만 식사를 조금 한 뒤, 당연히 같이 생일상을 치워주는 일 따위 없이 자리로 돌아갑니다. 

기껏 준비한 생일상이지만, 어차피 형식적인 자리이기 때문에, 이렇게 남은 음식은 전부 다시 저희가 버립니다. 

이렇게까지 마무리하고 돌아오면, 급한 일들이 산더미처럼 있어서, 욕을 신나게 먹으면서 처리하게 됩니다. 

 

사무실 인원이 많다 보니, 1달에 최소 2~3번, 혹은 4~5번까지도 이렇게 막일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생일파티가 어차피 형식적이고, 비효율적이고, 의미 없는 자리라고 생각되어, 

없애거나 축소하자는 건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인원들은 오직 '나도 예전에 그렇게 했었는데, 너희들이 뭔데 그걸 없애냐'라는 반박이 전부였습니다.

다행히 회사 측에서 양측 의견을 절충하여, 1달에 1번만 하는 것으로 축소되었습니다. 

 

군대처럼, 본인들이 힘들었던 점은, 상대(막내)도 힘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미 없는 관습은 없애면 좋을 텐데,

'나도 했으니, 니도 고생해야지?'라는 식의 마인드를 가진 꼰대들은 정말 어디에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