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 공무원 팁

사기업 현실 - 비상식적인 시스템 (임원과 OB)

BETAGO 2022. 1. 10. 19:02

 

저는 중견기업을 2년 반~3년 정도 다니다가 퇴사 후,

더 나은 곳으로 다행히 이직을 성공한 MZ 세대입니다. 

 

물론 모든 중소기업, 중견기업, 혹은 대기업이 이런 것은 아니지만,

제가 다닌 기업 및 거래처(대기업, 중소기업) 등과 교류하면서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제 경험을 기반으로 주관적으로 쓴 글이니, 

그냥 '와 이런 기업도 있구나'라고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제가 다닌 기업이 가족 오너 기업이라 더 막무가내식이긴 했죠) 

 

 

저는 '중소기업'이 아닌, 중견기업(200~300면, 몇천억 매출)에 입사하였기 때문에,

'좋좋소'와 같은 주먹구구식 시스템이 아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업무 시스템과 업무 방식으로,

즉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부분도 제 기대 발끝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고,

그러한 시스템속에서 고통받는 건 결국, 막내인 저였습니다. 

 

 

 

 


임원의 입맛대로 움직이는 프로젝트

 

 

실무진의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의견은 중요치 않습니다.
오직 '임원'이 결정하는 방향에 따라 프로젝트가 결정됩니다.

 

이 부분은 아마,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모두 해당되는 내용일 겁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최고 상급자라고 할 수 있는 '임원'이 왕입니다. 

(대표나 사장은 업무에 관여 안 한다는 가정) 

 

 

저희 회사는 프로젝트 방향성을 위한 임원과 팀장간의 회의가 정기적으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회의안에서, 쌍방의 의견이 오가는 게 아니라, 

단순히 임원은 본인이 결정한 방향을 전달하고, 팀장들은 이를 수용하는 과정에 불과합니다. 

(팀장들도 본인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이미 알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임하시더군요)

 

결국 프로젝트 시작, 중간 수정, 최종 확정까지 모두 임원이 지시하는 대로 이루어집니다. 

이대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거면 제가 불만이 없겠지만......

 

-실무진이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프로젝트와는 매우 뒤떨어집니다 (형식적, 보수적 프로젝트)

-임원의 관심이 딴 데로 쏠리면, 해당 프로젝트를 멈추고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임원이 도중에 바뀌게 되면, 해당 프로젝트는 사라집니다

 

 

저도 처음 입사해서 맡게 된 프로젝트들은 매우 열정적으로 작성했지만,

위와 같은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허무하게 느껴지고....

실무와는 동떨어지는 프로젝트를 하게 되니 관심도 떨어지고....

 

결국 어느샌가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적당히 티 안 나게 하는 만큼만 하고, 속도도 혼나지 않을 수준으로만 조절하면서 업무에 임하게 되더라고요.  

 

회사에 도움이 될지 혹은 안될지는 오로지 선택한 임원의 역량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업무 시스템입니다.

 

 

 

 

 

 

시장의 암 같은 존재들인 OB(오비)

 

 

 

OB: Old Boy의 약자, 기업에 오래 있다가 퇴사 후 외부에서 별도로 활동하는 사업자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OB들은 회사에서 나왔으나, 인맥&파워를 가지고 있고,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암'적인 존재처럼 피해를 끼칩니다.  

 

대부분의 오래된 산업에는 OB들이 존재합니다.

산업이 오래된 만큼, 기업에서 오랫동안 재직하다가, 외부로 나오신 분들의 숫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보통 회사에서 매우 높은 위치에 있던 분들입니다.

그래서 회사의 핵심인원들과 인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제 기업을 퇴사한 후에 나가서 본인들만의 기업을 차리게 됩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기업의 출발선과는 달리, 본인들이 가진 인맥을 총동원해서, 

더 저렴하게 원자재를 구매 - 더 원활하게 제품을 생산 - 더 비싸게 제품을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예를 들어, OB가 기존에 다니던 회사에 제품을 발주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생산팀장은 정해진 스케줄대로 다른 제품을 먼저 생산하고 싶지만,

위에서 이제 슬슬 OB가 연락한 윗선에서 압박이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미쳤냐고, OB님이 기존에 우리 회사에 어떤 분이셨는데, 그리고 우리랑 얼마나 오래 거래했는데 그리 하냐고. 회사생활하기 싫냐고' 

 

그러면 이제 생산팀장은 어쩔 수 없이 OB의 물건부터 생산해내고, 

스케줄을 기다리고 있던 다른 업체들(인맥이 없음)은 피해를 보게 됩니다......   

 

위는 아주 사소한 수준의 예시고, 

몇백억, 몇천억 수준의 프로젝트도 실력이 아닌 OB의 인맥으로 수주되곤 합니다. 

 

원래라면 정해진 시스템대로,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업무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OB가 시장에 뛰어듬으로 인해, 불합리적이고 이해할 수 없고, 비효율적인 업무가 진행됩니다. 

 

제발 이런 암적인 존재들이 없어져야,

우리 한국 시장이 좀 더 깨끗하고, 합리적이고, 이해할 수 있게 바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