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기업을 2년 반~3년 정도 다니다가 퇴사 후,
더 나은 곳으로 다행히 이직을 성공한 MZ 세대입니다.
물론 모든 중소기업, 중견기업, 혹은 대기업이 이런 것은 아니지만,
제가 다닌 기업 및 거래처(대기업, 중소기업) 등과 교류하면서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제 경험을 기반으로 주관적으로 쓴 글이니,
그냥 '와 이런 기업도 있구나'라고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제가 다닌 기업이 가족 오너 기업이라 더 막무가내식이긴 했죠)
저는 '중소기업'이 아닌, 중견기업(200~300면, 몇천억 매출)에 입사하였기 때문에,
'좋좋소'와 같은 좃소기업의 주먹구구식 시스템이 아닌,
그래도 어느 정도의 합리적인 업무 시스템과 업무 방식을 기대했으나,
실상은 대기업의 밑에서 공생하는 구조로, 매일매일 대기업의 갑질을 당하며 살아가는 회사였습니다.
중소기업은 오죽할까요?
대기업 중심 한국 산업 구조
회사를 다니기전에도,
한국이 '대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형성되어있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는 말을 듣긴 했습니다만,
저는 단순히 '뭐 그럴 수도 있지. 대기업이 본인들이 잘해서 그런 건데. 중소 & 중견기업이 그럼 실력을 키워서 대기업이 되던지~'라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이때만 해도, 제가 대기업을 갈 줄 알았으나,
취준생이 되어 같은 계열사내의 대기업의 최종면접을 3~4번 떨어지고 나니, 점점 조급해지고 불안해지더군요.
그래서 조금 더 허들을 낮추게 되었고, 어느새 철강산업 중견기업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입사할 당시,
회사가 독점적으로 철강을 생산하는 기업(포스코, 현대제철)에 종속되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만,
실제로 회사에 입사해서 여러 갑질을 당해보니, 정신을 못 차리겠더군요.
또한 철강 산업처럼, 이미 자동차, 건설업 등 오래된 산업들은,
이미 대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인맥, 자본, 거래 선등의 인프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소 & 중견기업이 절대 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소규모 기업들은 대기업에 기생하여,
대기업이 건네주는 코딱지만 한 하청 업무를 하며 아주 약간의 이익을 내며 굶어 죽지 않는 수준으로 살아가는 구조였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한국의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90% 이상의 기업은 이렇게 대기업에 종속되어있더군요.
산업구조의 밑바닥이 90%에 해당하고, 이들은 서로 살아남기 위해 피 터지는 경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품 관점의 경쟁이 아니라 인맥을 통한 로비에 더 가깝겠네요)
항상 청년들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런 공약들은,
현재 한국 내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로비와 접대
대기업 밑에서 기생하는 중소, 중견기업들의 상황은 다음으로 요약 가능합니다.
-이미 중소&중견기업들이 속한 시장은 포화상태이다. (경쟁 치열)
-대기업에서 건네주는 하청 프로젝트 하나로 몇 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소&중견기업들은 대기업의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1. 경쟁사보다 제품의 품질을 끌어올린다
-> 쉽지 않습니다. 품질 향상을 위해서는 설비와 원자재에 대한 부분에 투자를 해야 하지만, 이는 자본이 없는 중소&중견기업들은 거의 불가하다고 보면 됩니다.
2. 경쟁사보다 제품의 가격을 낮춘다
-> 많이들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하는 방법입니다.
이익이 적어지더라고, 몇 년짜리의 프로젝트를 수주를 할 수 있다면 이를 감내합니다.
이러한 출혈 경쟁 속에서, 대기업만 득을 보고, 결국 중소&중견기업은 손해를 보게 되겠죠.
3. 대기업 프로젝트의 담당자를 로비&접대를 한다
->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2022년이 된 한국에서도, 아직까지도 위의 모든 방법 중 가장 많이 선택되는 방법입니다.
-> 담당자를 로비하는 방식은, 위의 1번 2번보다 비교적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에, 중소&중견기업 임원 및 대표들 역시 이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더군요.....
-> 결국 중소기업의 대표와 직원들이 총동원돼서, 대기업 담당자를 공략하는 것이 어느새 회사의 목표가 돼버립니다.
-> 대기업 프로젝트 담당자 역시 이러한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한 기업을 쥐락펴락하기 마련입니다.
갑질로 고통받는 직원들
중소기업 회사 대표는 회사를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대지만,
이러한 접대와 로비에 동원되는 직원들은 어떻게 느낄까요?
제 느낌은 이랬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대학교에 진학하고,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았었나.....
제가 이제까지 취업을 위해 알바, 인턴, 스펙 쌓기 등 해왔던 것들 모두가 쓸모없고 무의미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접대와 로비에서는 술을 잘 먹는 사람, 말을 잘해서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사람들만이 능력 있다고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돈을 벌어야 하나...
저는 아직 한 가족의 가장도 아니었고, 돈이 급한 경우도 아녔기에, 더욱 이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합리적이고 절차에 맞는 업무를 기대하고 왔건만, 실제로 하는 건 술파티......
자괴감이 들고, 회사가 더욱 싫어졌습니다.
이러한 산업구조와 로비&접대가 판치는 모습을 보며,
저는 그냥 한국의 모든 기업(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들이 싫어졌고,
아예 기업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갑질 사례
아래는 로비와 접대는 아니고,
대기업으로부터 갑질을 당한 몇 개의 갑질 에피소드들을 써보았습니다... ㅋㅋ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라는 갑질
-> 상황: 운송사가 파업 중인 상황으로, 대기업 측 창고에 있는 생산된 제품을 이송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 대기업: 이거 월말까지 꼭 이송하세요. 저희 임원분께서 이 지표를 눈여겨보고 있어서요. 꼭 나가야만 합니다.
-> 나: 아 현재 운송사 파업 중이라서요.... 끝나는 대로 최대한 해보겠습니다.
-> 대기업: 최대한이 아니라, 되게 하라고요. 이렇게 하면 저희 이후에는 그쪽 기업 도와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주기적으로 방문하지 않으면, 본인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대기업
-> 대기업과의 모든 업무는 전화와 이메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 물론, 가끔 중요한 이슈나 안건이 있을 경우, 간단한 점심식사와 미팅은 필요할 수도 있겠죠.
-> 하지만, 1주~2주마다 본인과 저녁을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담당자들도 있었습니다.
-> 어떻게 보면 이것도 접대를 요구하는 것이겠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시장의 유용한 정보를 주지 않는 등 사람을 차별하더군요..... 결국 매주 저녁자리를 대접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되지도 않는 소리의 갑질
-> 상황: 위와 비슷하게 월말까지 대기업 측 제품을 인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 나: 저희 현재 ~~ 이유로, 도저히 인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검토 부탁드립니다.
-> 대기업: 왜죠? 제 전임자분이 그쪽 기업을 담당할 때는 이러한 일이 한 번도 없었다는데요.
그쪽 기업은 제가 능력이 부족 다고 판단하고, 이렇게 일을 진행하는 건가요?
-> 나: 네??? (이해 못 함....)
마치며
이처럼 대기업 담당자들은 상대 기업보다 더 높은 입지에 있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 진행될 프로젝트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식으로 압박을 가하곤 합니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이 프로젝트 하나만 보고 살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 대기업 담당자들의 비위를 맞추고, 접대하고, 요구에 응해줘야만 하는 것이 슬픈 현실입니다.
저는 이러한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아마 한국에서 평생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여러분도 잘 판단하시고, 입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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