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퇴사자의 좋좋소 리뷰 (무역회사 추천하지 않는 이유)

BETAGO 2022. 1. 18. 22:40

 

 

'좋좋소'는 이과장 유튜버분 채널의 웹드라마입니다. 

 

중소기업은 흔히 '좇소기업, 좃소기업'이라고 불릴 만큼, 처우가 너무너무 열약한 경우가 많죠.

'좃소기업'이라는 발음과 유사한 '좋좋소'라는 제목을 붙일 만큼, 

중소기업의 현실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어서, 저도 보면서 매우 놀랐습니다. 

 

저는 중소기업이 아닌, 중견기업 퇴사자이지만, 

아마 저처럼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공감할만한 내용들 또한 많았기에 푹 빠져 보았고,

재미와 분노의 감정 2개다 느낄 수 있었네요 ㅋㅋ

 

그래서 재미삼아, 좋좋소에서 나온 주요 장면들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현실성'과 '빡침도'를 리뷰해보았습니다 ㅋㅋㅋ  

당연히 극히 주관적이니 그냥 재미로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S. 그리고 저는 솔직히 회사 생활을 하나도 안 해보신 분들은, 간접적으로 좃소기업의 기업문화, 시스템, 마인드, 사고방식등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간접적이라도 감을 잡으시고, 이후에 실제 회사를 선택하실 때 참고하셔서 잘 판단하시면 좋으실 것 같습니다. 실제 회사들의 기업문화나 시스템은 정말 하늘과 땅 차이 수준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회사를 고르실 때는 저처럼 조급해하지 마시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돈 빨리 벌고 싶으시다고 막 입사하셨다가는, 정말 극중의 이과장님처럼 회사에 안주하게 되고, 결국 이직도 할 수 없는 '낙동강 오리알'이 될 확률이 매우 매우 큽니다 정말....)

 

 

 

 

 

무역회사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

 

좋좋소의 정승네트워크도 무역회사이다

 

<급히 면접 제의를 한 회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니, 무역회사라고 한다. 어떻게 할까?>

현실성: 70~80% 
빡침도: 해당 없음
한줄평: 무역회사는 비추천합니다. 산업 구조, 커리어 쌓기, 업무 만족도 모두 좋지 않을 겁니다.  

 

이전에 교과서나 뉴스에서 많이 접하셨겠지만,

한국은 수출에 매우 많은 의존을 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한국 내수 시장은 극히 제한적이고 한정적이기 때문에,

많은 제조 관련 중소,중견,대기업들이 본인들의 제품을 생산하여 수출을 하고 있죠. 

 

보통 대기업 같은 경우는, 

본인들의 회사 혹은 계열사에 전문적인 무역회사나 무역팀이 별도로 있기 때문에, 수출입을 직접 진행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들은, 무역팀을 만들 수준의 예산도 없고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하여, 

좋좋소와 같은 무역회사를 통해 수출입을 진행합니다. 

 

즉, 수출하려고 하는 한국 제조기업과 외국 바이어(외국 측 무역업체라고 보면 됩니다) 사이에서,

무역 관련 업무만 담당하여, 이에 대한 소량의 마진만 받아 간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즉 애초에 무역회사는 본인들이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무역 실무에 대한 마진만 챙기는 수준이기 때문에, 회사가 크게 성장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무역 산업을 비추천하는 이유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무한경쟁  =  출혈경쟁

 

 

이 부분은 좋좋소에도 잘 나와있습니다. 백차장이 밖에 나가서 회사를 차리고, 고객사를 위해 마진 구조를 개선하니,

고객사도 좋아라 하고 정승 네트워크를 버리고 백차장과 거래하기 시작합니다.

 

이 무역 중개 업무, 실무 업무는 엄청난 기술이나 노하우를 요구하는 작업이 전혀 아닙니다.

그냥 아무 비전공자나 고졸자가 와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작업입니다. (제2외국어나 영어를 잘하는 게 그나마 유리하겠네요) 

 

어쨌든 비전문적인 직종이기 때문에, 국에 이미 수많은 무역회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프로젝트 하나하나에 본인들의 매출 & 이윤이 걸려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를 사수하기 위해 다른 회사와 경쟁하게 됩니다. 고객사(제조업체)는 결국 0.1%라도 더 수수료가 저렴한 업체를 고르기 때문에, 결국 무역회사들은 이를 수주하기 위해 본인들의 마진을 결국 줄이는 선택을 하기 마련이죠. 

 

 

 

 

 

 

2. 외부 '영업' 과 인맥만이 실력&경쟁력

 

 

하지만 위처럼 스스로 마진을 깎아내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무역회사들은 고객사를 유지하기 위해 '접대'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물론 무역회사 말고 한국의 다른 많은 회사들도 아직도 '접대'라는 방식을 애용하죠.

왜냐하면 회사 전체의 이윤 1%를 줄이는 것보다, 고객사 한 두 명에게 몇백만 수준의 접대 공세를 퍼붓는 것이 더 저렴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죠. 

 

결국 무역 산업에서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별도의 유니크한 기술력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은 백차장과 같이 영업력이 뛰어난 사람들입니다. 회사 내부에서 얼마나 완벽히 서류 작업을 하고 일을 깔끔하게 처리한다고 한들, 그 부분은 다른 경력자가 와도 비슷하게 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유형의 인재들은 오히려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도출됩니다. 결국 외부에서 고객사에 접대를 하고, 구워삶아서 인맥을 쌓고 유지하는것이야 말로 '실력'이자 '경쟁력'이라고 인정받는 산업임을 잘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약간 외향적이고 영업스타일이라면 괜찮겠지만.... 만약 술자리도 싫어하는 내향적인 타입이라면 고민해보셔야겠죠?) 

 

좋좋소에서도 이러한점이 잘 드러나있습니다.

애초에 정필돈 같은 사장들은 삼전(현실의 삼성물산)에서 일하다가 나왔기때문에, 애초에 이때 만든 인맥과 고객사들을 활용하여 무역회사를 꾸려나갑니다. 그래서 정필돈과 백차장과 같은 실제 영업을 따오는 사람들은 우대받고, 극중의 이과장분과 같이 성실한분들은 하시는 일에 비해 오히려 홀대하기 마련입니다... ㅠㅠ 

 

 

 

 

 

 

 

3. 언제나 '을'인 무역회사

 

주말에 업무 전화를 받고 출근하는 이미나 대리

 

 

2번에서는 무역 산업의 외부 영업에 대해서 알아보았으면,

3번은 회사 내부에서 이제 극 중의 이 과장처럼 담당하고 진행하는 무역실무에 대한 부분입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물론 내부 무역 실무 인원도 꼭 필요하지만, 이는 아쉽게도 쉽게 경력자로 대체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한 산업구조상 Seller (한국 제조기업)와 Buyer(외국의 수입업체) 중간에 껴서 업무를 하게 됩니다. 

Seller인 한국 제조기업은 무역업체 측에서는 프로젝트를 주는 '갑'위치에 있기 때문에, 무역회사에 이모저모 요구사항도 많고 까다로워집니다. (이미 선적까지 완료된 상태에서, 배 운송 스케줄은 바꿔달라는 터무니없는 요청 등등) 

Buyer는 보통 외국의 수입 전문 업체(한국 수입 회사처럼)인 경우가 많은데, 역시 이 사람들의 요구사항도 최대한 들어줘야 합니다. 

 

무역회사 말고도, 유통산업처럼 이렇게 중간에 껴서 하는 업무들은 하게 되면, 양측의 편의와 눈치를 계속 봐야 하기 때문에 매우 피곤해집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역 실무 자체도 반복적인 업무가 많지만, 서류의 글자 하나만 잘못되어도, 다시 계약서를 수정하거나 무역 스케줄 자체가 크게 틀어지는 등의  어려움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역업무 특성상 우리나라와 상대 나라의 시차도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주말이나 야간에도 급히 연락을 받아 해결해야 하는 일도 꽤 많습니다.

(좋좋소에서도, 일요일인 주말에 이 과장 대신 이대리님이 출근해서 반나절 동안 급한 무역 업무를 대신 봐주는 장면이 있었죠)